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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Fruitcakes

              : Musical Vigent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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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Fruitcakes: Musical Vignettes’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 성소수자들을 위한 헌정작으로 2019년 6월에 뉴욕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아르튀르 랭보 등의 대표적 성소수자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에 이지혜 작곡가가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들을 뮤지컬 비녜트의 형태로 무대화 하는 작업으로, 역사적으로 예술, 정치, 철학, 의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위대한 인물들 중 성소수자였던 13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차이코프스키, 안데르센, 버지니아울프, 앨런 튜링과 같은  인물들은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의 주류 사회 속에서 사회적 핍박과 차별을 피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한편, 사회의 변두리나 어두운 그늘 속에서, 혹은 자신의 예술작품 속에서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고 그 목소리와 흔적들은 여기저기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선대 성소수자들의 목소리와 흔적들은 1969년 스톤월인의 후세들이 뉴욕의 거리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외칠 수 있는 힘을 준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러한 인권운동의 원동력이 되었으나 시대의 그늘에 가리워져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성소수자들의 삶의 순간들이 19-20세기 퀴어문학 기반의 연가곡과 만나 무대 위에 살아납니다.

 

’13 Fruitcakes’는 지난 5년간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던 ‘노래하는 배우들’의 작품인 ‘Voyage: Musical Vignettes’에 이은 뮤지컬 비녜트 시리즈의 후속 작품입니다. 뮤지컬 비녜트는 안병구연출에 의해 명명된 음악극의 한 장르로, 편당 5분 이내의 초단편 음악극을 지칭합니다. 5분 이내의 음악에 연극적 요소를 더하여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스토리를 담아 무대화하는 이 작업은, 우리에게 익숙한 뮤직비디오의 극장 무대 버전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뮤지컬 비녜트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Voyage'의 경우, 인간의 탄생과, 성장, 죽음의 과정을 보다 거시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관찰하여 13편의 슈만, 슈베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에 담고, 이러한 일련의 장면들을 랩탑 컴퓨터로 음악을 연주하는 천사의 날개를 단 초월적 존재들이 인간사를 관조하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그려졌으며, 이탈리아 스폴레토 초연 당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언론의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

 

그동안 한국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활발한 실험오페라 공연 활동을 해 왔던  ‘노래하는 배우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애환과 꿈, 희망을 다룬 웹툰 뮤지컬 ‘무한동력’을 제작한 ‘아도르따요’, 그리고 컴퓨터음악을 통해 세계 공통언어를 찾아내는 실험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미국의 노트북 컴퓨터 오케스트라 ‘The Los Angeles Laptop Collective’는 그동안의 작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라마마의 스톤월 페스티벌에 초대를 받게 되었고, 세 단체의 협업을 통해 ’13 Fruitcakes: Musical Vignettes’를 탄생시킵니다.

 

인류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13인. 이들 각각의 한 인간으로서, 성소수자로서 감춰졌던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음악과 스포트라이트 속에 주마등처럼 무대 위에 펼쳐지는 가운데, 전편 Voyage에도 등장했던 천사의 날개를 단 초월적 존재들은 인간사의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부분들을 관조하는 자세로 바라보게 됩니다. 인류 역사의 일련의 편린들을 초월적 존재들과 함께 구경하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관객 체험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도록 하면서, 우리들에게 정의, 평등, 평화란 무엇이며, ‘과연 인간으로서 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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